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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착한 가면 뒤 숨겨진 '검은 속내'…요양원 식비 인상, 그 진실을 파헤치다

pmdesk 2025. 10. 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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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본질을 흐린 '수상한 거래'

요즘 부쩍 쌀쌀해졌죠. 머잖아 자선냄비 종소리가 들릴 때입니다. 이른바 기부 시즌이 오고 있습니다. 기부는 착한 일입니다. '선의' 가득합니다. 돌려받을 걸 기대하지 않고, 순수하게 돕는 마음이니까요. 그런데 만약 이러면 어떨까요. "계약만 해주시면, 매출의 5%를 기부하겠습니다."라고…

 

 

 

 

식자재 납품 계약, 기부로 포장된 '검은 유혹'

서울의 한 시립 노인요양원이 있습니다. 어르신 220여 명이 생활하는 이곳은 2019년부터 4년 동안 CJ프레시웨이에서 식자재를 납품받았습니다. KBS는 당시 CJ프레시웨이가 쓰던 입찰 제안서 양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색깔을 넣어 강조한 첫 줄에 뭐가 보이시나요. “식자재 납품을 받아주면 매출의 5%를 기부하겠다.” 식자재 공급 계약을 따내는 조건으로 ‘기부' 의사를 밝힌 겁니다.

 

 

 

 

기부금, 윈윈 전략의 허울

복지시설도 좋은 일입니다. 다른 수입은 세금을 내야 하지만, 기부금은 세금을 안 내도 됩니다. 복지시설은 세금을 안 내고, 기업은 계약을 따내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윈윈(WIN-WIN)입니다.

 

 

 

 

계약 조건으로 전락한 '기부'의 변질

KBS는 CJ프레시웨이가 다른 복지시설과 맺은 계약서도 확보했습니다. 이 계약서 문구는 더 노골적입니다. 기부가 아니라, 사실상 ‘계약 조건’입니다. 사실상 계약이 끝나면 기부 약속도 끝나는 구조죠. ‘조건 없는 기부’라는 기본 전제를 완전히 깨뜨리는 방식입니다.

 

 

 

 

대가성 기부의 법적 문제

기부에 대가가 끼면 이상하다는 건 느낌에 그치지 않습니다. 법도 분명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기부금품법 (2조 1항) 기부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반대급부(대가) 없이 재산을 출연(出捐)하는 것을 말한다. 대가성 기부금을 받은 쪽은 부정한 방법으로 기부금을 모집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상한 기부금, 135억 원의 그림자

KBS가 입수한 CJ프레시웨이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약 480개 복지시설에 지급된 기부금은 총 135억 원. 보통 기업이 거래처에 제공하는 비용은 ‘접대비’나 ‘판촉비’로 분류됩니다. 접대비는 한도가 있습니다. 매출 1조 원대 대기업이라 해도, 연간 약 1억 원 이상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판촉비는 한도는 없지만 너무 많으면 세무조사 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부금 회수의 숨겨진 속셈

CJ프레시웨이는 기부금으로 쓴 돈을 꼼꼼히 회수했습니다. 정말 착한 기부였다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어떻게 회수했냐면? 식자재 납품 단가를 '팍팍' 올리는 식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KBS가 확보한 납품 단가표 한 대목입니다.

 

 

 

 

프로핏 부스트, 이익 극대화의 비밀 병기

CJ프레시웨이는 대기업답게 이런 일도 주먹구구로 하지 않았습니다.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름하여 ‘프로핏 부스트(Profit Boost)’입니다. 이익(Profit)을 극대화(Boost)하는 ‘이익 늘리기 프로그램’입니다.

 

 

 

 

프로핏 부스트의 작동 원리

①기부금으로 영업비용이 발생하면 ②시스템이 각 납품처별 매출·원가 데이터를 분석해 ③ 손실(기부금)을 메우기 위한 단가 인상 폭을 자동 계산하고 ④ 그 결과가 전산에 반영돼 다음 거래부터 즉시 적용됩니다.

 

 

 

 

결국 피해는 시설 이용자에게

문제는 이 거래들 속에서 손해를 보는 건 시설 이용자, 즉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이라는 겁니다. 복지시설의 식자재 비용은 보통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이 내는 시설 이용료에서 나옵니다. CJ프레시웨이가 기부금을 회수하려 식자재 납품가를 올리면, 이용료를 더 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식단 질을 낮추거나.

 

 

 

 

CJ, 문제를 알고 있었다

KBS가 입수한 이메일에는 CJ 회계팀이 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국세청도 지난해 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런데도 ‘기부금 영업’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보도 직전까지도 이어졌습니다.

 

 

 

 

기부의 탈을 쓴 '검은 거래', 그 진실을 마주하다

CJ프레시웨이의 기부금 영업 실태를 통해, 기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부적절한 거래 행태를 고발합니다. 식자재 납품 단가 인상을 통한 기부금 회수, 프로핏 부스트 시스템의 운영, 그리고 그로 인한 시설 이용자들의 피해까지,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CJ프레시웨이의 기부금 영업은 왜 문제가 되는가?

A.기부금 명목으로 식자재 납품 계약을 맺고, 납품 단가를 인상하여 기부금을 회수하는 행위는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시설 이용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Q.프로핏 부스트는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가?

A.프로핏 부스트는 CJ프레시웨이가 개발한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기부금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식자재 납품 단가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인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Q.CJ프레시웨이의 입장은 무엇인가?

A.CJ프레시웨이는 다른 업체들도 같은 관행을 따르고 있으며, 법과 제도 안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부금 영업을 중단하고 업계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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