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손 며느리, 명절의 무게를 덜다장손 며느리라는 타이틀은 무거웠지만, 십여 년의 결혼 생활 동안 비교적 가볍게 지내왔습니다. 처음 남편을 따라 시댁에 갔을 때의 설렘을 기억하며, 명절마다 겪었던 변화들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새벽 5시에 시작되는 명절, 시댁에서의 첫 경험은 제게 큰 문화적 충격이었죠. 명절 전날부터 제사 음식을 준비하느라 꼬박 하루를 부엌에서 보낸 것은 결혼 후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새벽부터 새 밥을 짓고 탕국을 끓이는 어머니의 분주한 모습은 제게 낯설면서도 경이로웠습니다. 요리 초보 며느리의 좌충우돌 명절 분투기친정에서는 추도예배를 드렸기에 제사상 차리는 모습은 낯설었습니다. 열심히 음식을 나르면서도 부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없었죠. 가스 불 세 개를 동시에 사용하며 일사불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