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직원들에게 제안한 새로운 퇴직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대 3억 원의 퇴직 위로금을 제안하며, 퇴직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다양한 직무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의 위로금에, 회사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과연 SK텔레콤은 왜 이런 파격적인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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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억원 지급…‘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SK텔레콤은 지난 9월 27일,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 프로그램을 통해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에게 최대 3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은 이미 2019년부터 운영해 온 제도이지만, 당시 위로금 상한선은 5,0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에서는 위로금을 최대 6배나 인상한 것입니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먼저 2년간 유급 휴직에 들어가 창업, 자기 개발, 새로운 직무 체험 등 다양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2년 후, 참여자가 복직을 선택할 수도 있고, 혹은 퇴직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퇴직을 선택한다면, 기본 퇴직금에 더해 최대 3억 원의 위로금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에 비해 위로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퇴직 희망자 수가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약 1억 4,593만 원으로, 국내 기업 중에서도 상위 10위권에 드는 고임금 기업입니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을 보유한 직원들이 쉽게 퇴직을 결심하지 않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 인력 구조조정의 배경은?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이 통신 사업의 정체와 AI(인공지능) 분야로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에서 꾸준한 흑자를 내고 있지만, 통신 산업 자체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력의 재배치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그룹 전반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SK온 역시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SK온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자기개발을 위해 학위 과정을 밟는 경우 학비의 50%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K온의 이러한 결정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캐즘(Chasm)’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면서, “구성원들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퇴직 전 2년의 유급 휴직…직원들의 반응은?
SK텔레콤의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은 단순한 퇴직 권고와는 다릅니다. 우선적으로 2년의 유급 휴직을 제공하며, 그 기간 동안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참여자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할 수 있고, 퇴직을 결정하지 않고 복직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도입 배경에는 직원들의 경력 전환과 자기 개발을 돕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인력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연봉 직원들이 많은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높은 연봉에 걸맞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직원들에게 퇴직을 권유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위로금 규모를 대폭 늘리고, 2년간 유급 휴직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회사에서 우아하게 나가라는 신호가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위로금이 아무리 많아도, 퇴직이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장년층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직장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오히려 퇴직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SK텔레콤, 더 큰 변화를 준비 중?
SK텔레콤은 이번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핵심 사업 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AI 및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존 통신 사업과는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통신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은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인력의 재배치가 필수적이며, 일부 인력의 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자칫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장기적으로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SK그룹 전반으로 퍼지는 구조조정 바람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SK온의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SK그룹은 최근 전사적인 차원에서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추진하며, 각 계열사별로 인력 효율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SK온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일시적 정체로 인해 사업 성장세가 둔화되었고, 이에 따라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러한 인력 조정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구성원들이 자기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학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SK그룹 관계자는 “구성원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불가피한 사업 조정과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사업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K텔레콤의 퇴직 프로그램, 그 의미는?
SK텔레콤의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은 퇴직을 앞둔 직원들에게 새로운 커리어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와의 원만한 이별을 돕기 위한 제도입니다. 기존의 위로금보다 6배나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퇴직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퇴직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특히, 오랜 기간 한 직장에서 근무해 온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이 SK텔레콤 내부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그리고 향후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