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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 이름값, 4년간 150억 원? 강남역이 가장 비싼 이유는?

서울 지하철을 이용할 때 간혹 눈에 띄는 독특한 역명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예를 들어 ‘강남역 (하루플란트치과)’와 같은 이름이 붙은 역들을 말입니다. 사실 이는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역명에 특정 기업이나 기관의 이름을 추가해주고 수익을 올리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의 일환입니다. 이 사업은 재정난 해소를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최근 4년 동안 무려 150억 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특히 강남역은 단일 역명 계약 금액으로 11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록하며, 서울에서 가장 비싼 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처럼 기업들이 서울 지하철역 이름에 큰돈을 지불하며 광고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의 배경과 주요 지하철역들의 계약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이란?

서울교통공사가 추진하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은 특정 지하철역의 기존 이름에 기업이나 기관의 이름을 추가하여 광고하는 형태의 사업입니다. 예를 들어, ‘강남역’에 ‘하루플란트치과’라는 이름을 붙여 ‘강남역 (하루플란트치과)’로 표기하는 방식입니다. 이 제도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2016년 처음 도입되었으며,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되어 서울교통공사로 출범한 이후 잠시 중단되었다가 2021년부터 재개되었습니다.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은 주로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한 기업이나 기관들이 입찰을 통해 참여하며, 3년 계약을 기본으로 1회 연장(3년)이 가능해 최대 6년 동안 해당 지하철역의 이름에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습니다. 역 출입구, 승강장, 안전문, 노선도 등 총 10곳에 부역명이 표기되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기업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최고가 낙찰된 역은 ‘강남역’… 왜 비싼 걸까?

현재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총 276개역 중 39개의 역이 유상 역명 병기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그 중 가장 비싼 역으로 기록된 곳은 단연 강남역입니다. ‘강남역 (하루플란트치과)’라는 이름으로 계약된 금액은 무려 11억 1100만 원에 달했습니다.

강남역이 이렇게 높은 금액을 기록한 이유는 그 상징성과 유동인구에 있습니다. 강남역은 하루 평균 14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이자 상업지역입니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이곳에서의 브랜드 노출 효과는 그 어떤 곳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남역 인근에는 대형 상업시설과 오피스 빌딩들이 밀집해 있어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객 유입을 촉진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강남역의 높은 유동인구와 상업적 잠재력 덕분에, 기업들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서라도 이름을 걸고 싶은 장소로 손꼽히게 된 것입니다.

3. 다른 주요 역들의 현황: 성수역, 을지로3가역도 인기

강남역에 이어 유상 역명 병기 사업에서 높은 금액을 기록한 역은 성수역 (CJ올리브영)을지로3가역 (신한카드)입니다. 각각 10억 원과 8억 7450만 원에 계약되었으며, 이들 역 역시 유동인구가 많고 상업적 가치를 지닌 곳들입니다.

성수역은 최근 몇 년 동안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성수동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많은 스타트업과 젊은 층이 모여드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을지로3가역은 금융기관과 대형 오피스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노선입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잠재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에 이들 역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을지로입구역 (하나은행, 7억 8000만 원), ▲선릉역 (애큐온저축은행, 7억 원), ▲역삼역 (센터필드, 7억 500만 원), ▲명동역 (우리금융타운, 6억 5466만 원) 등이 뒤를 잇고 있으며, 모두 서울의 주요 상업지구 및 오피스 밀집 지역들입니다.

4. 유상 역명 병기 사업에 대한 비판과 개선 방향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운영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지만, 일각에서는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이나 상업적 브랜드의 이름을 공공 지하철역에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러한 비판을 반영해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흥업소나 공익적이지 않은 기관은 입찰 대상에서 제외하며, 공공성을 중시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브랜드 이름이 역명에 포함될 때 공공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방침입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10월 중순에 자문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의 공공성 확보와 함께 수익성을 모두 고려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 다른 나라의 사례: 일본, 미국, 영국의 역명 판매

서울의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은 일본, 미국, 영국 등 다른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기업명 부역명 표기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뉴욕과 런던 지하철에서도 기업 이름이 표기된 역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공공교통기관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운영 초기에는 논란이 있었지만 점차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6. 결론: 공공성과 상업성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

서울 지하철의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은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인 지하철역에 상업적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공공성에 맞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앞으로 서울교통공사가 이 사업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할지 주목됩니다. 이를 통해 지하철 이용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