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도 밀양 박씨인데... 대한민국 국적 취득 후 '인천 박씨'가 된 사연
귀화 과정에서 겪는 혼란: 성씨와 본관의 변화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박연희 씨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밀양 박씨' 성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법원은 족보 또는 종친회 증빙 서류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결국 박씨는 '인천 박씨'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박씨는 “우리 언니도 귀화하려고 하는데, 언니에게 ‘대구에 살고 있어 대구 박씨가 될 것 같다’고 하니 언니가 ‘뭐 그런 경우가 있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며 웃었다.

국적 취득과 새로운 성씨의 탄생
코로나 시기 이후 귀화자 수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씨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씨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청양 오씨 시조인 마라톤 국가대표 오주한 씨나 영도 하씨 시조인 방송인 하일 씨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창성창본 허가 제도와 외국 국적 동포의 어려움
‘국적취득자의 성과 본의 창설 허가’ 제도는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한국식 이름을 사용할 때 성과 본을 새로 만들도록 규정합니다. 문제는 중국 조선족이나 러시아 고려인 등 외국 국적 동포가 귀화할 때 발생합니다. 이들은 한국 성씨를 가지고 있지만, 국적 취득 과정에서 기존 성씨를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운 본을 만들어야 합니다.

원치 않는 '시조'의 탄생: 현실적인 문제점
박씨는 이 과정에서 '인천 박씨'가 되었으며, 많은 동포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등포 김씨가 된 김광수 씨는 “내가 여러 명의 영등포 김씨 시조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하며, 조상의 성본을 물려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법 개정 요구와 전문가들의 의견
귀화 동포들은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원래 사용하던 성씨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정룡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대표는 창성창본 강요가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가문의 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데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의 제언: 합리적인 성본 인정 필요성
전문가들은 외국 국적 동포의 경우, 원래 사용하던 성씨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윤영환 변호사는 법원의 증명 요구를 완화하고,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성본을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원래 성을 쓰지 못하게 하는 건 당사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이나 혐오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정리: 귀화 과정의 성씨 문제와 해결 방안
한국 국적 취득 과정에서 기존 성씨를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운 성씨를 만들어야 하는 외국 국적 동포들의 어려움을 다루었습니다. 법 개정을 통해 이들의 뿌리를 존중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왜 귀화 과정에서 성씨가 바뀌는 경우가 발생하나요?
A.한국 국적 취득 시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려면 '창성창본' 제도를 통해 새로운 성과 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존에 한국 성씨를 가진 외국 국적 동포들에게 이 제도가 적용되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Q.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현행 제도는 귀화 동포들에게 심리적, 문화적 소외감을 줄 수 있으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법 개정을 통해 원래 성씨를 인정함으로써 이들의 정체성을 존중하고, 사회 통합을 도울 수 있습니다.
Q.전문가들은 어떤 해결 방안을 제시하나요?
A.전문가들은 법원의 증명 요구 완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성본 인정, 그리고 성본의 사회적 의미를 고려한 유연한 접근을 제안합니다.
